음반을 내면서
저는 10년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에서 근무하고 2018년 용인대학교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연주자에서 교육자로 삶의 변화가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연주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주자로서 멘토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전곡 초연으로 연주했던 2020년 정소희의 창작 대금독주회 ‘Pathos (동정과 연민의 감정, 또는 애상감, 비애감을 뜻하는 그리스어)’를 음반으로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하며 즐거웠고, 괴로웠고, 행복했고, 슬펐고... 그러한 많은 경험과 감정들을 이번 음반을 통해 녹여내도록 하였습니다. 더불어 2020년에는 우리 음악을 위해 헌신하셨던 작곡가 姑 이해식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남기신 마지막 유작인 ‘저 소리’를 이 음반에 담았습니다.
이 음반을 위해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주신 이해식, 이경은, 신윤수, 김혜란, 박가영 작곡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 음악들을 멋지게 소화해 내주신 이지혜, 김현희, 최영진 연주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14살부터 30년간 불어온 저의 대금의 나이는 ‘이립(而立) :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으로 이제야 기초를 다진 것 같습니다. ‘불혹(不惑)’ 이 될 때까지 어떤 것에도 현혹되지 않고 정소희의 음악의 길을 묵묵히 걷고자 합니다.
2021년 8월 27일 정소희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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