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의사 출신 뮤지션 LADEAT 3집.
싱글이라면 몰라도
풀앨범을 세 번이나 내는 뮤지션은 많지 않다.
아마도 전체 음악인 중에서도 1퍼센트 이하로 추정된다.
1집은 열정으로 시작하지만 대개 불꽃처럼 산화해버리고
설령 2집을 부득부득 낸다해도 결국 오기 선에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대부분.
3집은 음악을 평생의 업으로 삼는 대가수들이나
정말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시도하는 작업인 것이다.
보통 풀 앨범 하나가 출시되기까지 지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작곡, 편곡, 녹음, 연주, 믹싱, 마스터링, 앨범커버작업까지.
단순 나열하기는 쉽지만, 이 모든 작업의 중심에 서서
최종결과물까지 이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직업 뮤지션에게도 버거운 일인진데,
하물며 그 힘들다는 병원 경영과 병행하면 어떠하랴.
진흙속에 연꽃을 피워올리듯
음악인 LADEAT는 전곡의 작편곡, 작사, 프로듀싱까지
전방위적인 활약을 보여준다.
참여진 역시 화려한데 한국 1세대 랩퍼이자 프로듀서인 MC한새와 AG of 266의 참여가 눈에 띄며
전설적인 DJ인 DJ Wreckx가 참여해서 더욱더 완성도를 높히고 있다.
슈퍼스타K3 top5인 김도현 역시 안정적인 보컬로 힘을 싣고 있다.
APEX of G.L역시 여러 곡에서 녹슬지 않은 랩 실력을 과시한다.
울산을 대표하는 랩퍼 GIGANTiC과 숨은 보석 제이킴 역시 2집에 이어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울산 최고의 힙합 레이블 언더독 사운드의 MARO,망그리도 좋은 랩을 보여준다.
처음으로 함께 작업한 학교 후배이자 음악동료인 Rocky,LJH도 여러 트랙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부산의 숨은 보물 HYPNOS도 유일한 발라드곡에서 그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 외 실제 일본에서 녹음을 위해 한국까지 온 NORI,MEI 일본인 부부의 피쳐링도 흥미롭다.
일본 연호가 바뀌면서 지나간 헤이세이 시대의 공기를
한 캔에 1만원에 판매한다는 해프닝이 있었다.
2010년 이후 한국 인디씬을
단숨에 꿰어내는 꼬챙이 워드가 있다면 아마도
'레트로 사운드'일 것이다.
당 앨범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있다.
한국의 90년대말 00년대 초 레트로 힙합 사운드를
충실히 재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트랩의 콩볶는 드럼 소리도, 퓨쳐베이스의 보컬찹도
덥스탭의 와블베이스도 없다.
대신에 저음역이 도드라지는 붐뱁 그루브와 턴테이블 스크레칭,
초고역대가 억제된 올드스쿨 사운드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감성적인 피아노 연주가 대중적 시선을 끌어모은다.
레트로 사운드는 시대의 만남이다.
90년대 00년대의 공기가 2019년에 퍼지면 어떨까.
그것이 공기라면 별 감흥이 없으되
음악이라면 다를 것이다.
90년대의 청소년과 90년대의 청소년이 만난다.
90년대의 청소년과 2019년의 청소년이 만난다.
보편의 감수성 위에 시대의 소스를 뿌려 완성해낸
당 앨범의 곡들을 하나씩 만나보기를 권한다.
01 출격
완급조절이 훌륭한 피아노 사운드로 시작,
펀칭감이 강한 스네어가 곡 전체를 리드해나간다.
뮤지컬적인 요소, 그로울이 섞인 APEX의 래핑이 매력적이다.
03 Through Pass
희망찬 분위기, 대중적 4-5-3-6 코드 진행
탄탄하게 짜여진 랩이 귀를 가득 채운다.
04 방콕
바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도시적이고 트랜디한 음악.
05 변해가
아름다운 코드웍과 그것을 보좌하는 탄탄한 편곡. 공간감이 큰 EP가 주는 향수. 감상적(感傷的) 가사가 더해져 여운을 남긴다.
07 끝
홍차 한 잔이 생각나는 라운지 뮤직. 따뜻하고 달달하다.
11 치대지마
앨범 내 가장 현대적인 사운드를 담당하는 곡. 가볍지만 무거운 곡
12 고인물
샘플 룹 위에 얹힌 타이트한 래핑, 다 때려눕힐 수 있을 고인물 래퍼들.
All Songs Produced by LADEAT
All Songs Composed & Arranged by LADEAT
All Songs Recorded by LADEAT`s Room
All Songs Mixed & Mastered by MC한새
(except 끝 Mixed by MC한새& Mastered by 전훈 aka BigBoom)
Art Worked by LIZ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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