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세계의 끝이야. 바람이 불어오잖아... 그러니까, 시작하는 거야. 실패와 상처의 경홈 속에서 시작은 우리에게 설레는 무엇에서 두려운 무엇이 된다. 아무 일도 망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무 것도 시작하지 않는 것이라는 슬픈 지혜가 우리를 인도할 때면, 삶은 퍽 슬픈 무엇이 된다. 세월은 우리를 새로운 시작 앞에서 자꾸만 주저하고 뒷걸음치게 만드는데, 그럼에도 누군가는 시작의 절벽 앞에서 언젠가 날아오를 희망을 품는다. [시작에 관한 이야기] 는 그 희망을 닮았다. 그 용기를 담았다. 그러니까, 이 노래는 '마호가니 킹' 이 세계의 끝에 망설이며 서있는 어떤 이에게 들려주는 바람의 노래이다.
희미한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듯 피아노 멜로디가 정적을 깨뜨리면, 태양의 붉게 물든 바다 위로 이위(ewi)소리가 계절풍처럼 불러온다. 이윽고 겨울바람을 가르며 바다로 출항하는 어떤 배의 단단한 뱃고동 같은 목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진다. 내쉬빌에서 바다를 건너온 세션 연주와 마태킹의 이위 사운드, 제이신의 보컬이 빚어내는 이 풍경에는 세계의 끝에서 파랗게 일렁이는 바다가 있고, 그 바다로 출항하는 어떤 배가 있으며, 겨울 바람을 타고 절벽 위에서 날아오르는 어린 새가 있다, 그러니까, 우리도 시작할 수 있다. (칼럼리스트 이대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