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한량히어로 그리고너 악단(Andrew Band)의 세속적 청춘성가.
본 앨범 ‘느와르(Noir)는 전작 ‘멜로(Melo drama)’ 보다 먼저 제작되었으나 재제작하는 이유로 뒤늦게 발매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실상으로 그리고너 악단의 첫 번째 앨범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리고너 악단이 Rock band 로서의 정체성에 본연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대표적 싱글들을 수록하고 있다.
작곡자 특유의 시적인 가사, 통속적인 멜로디, 드라마틱한 편곡으로 수록된 곡마다 듣는 이로 하여금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깊고 넓은 감상을 전달하고자 했다.
[곡 소개]
완벽한 시간
허름한 벤치에 앉아 연인의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삶이 완성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소위 우리가 순수했다고 회상하는 과거의 시절과 한편 소위 말하는 사회적 지위, 물질적 풍요를 쫓는 현재. 대부분의 오래된 청춘들이 그 둘 사이의 거리감을 잊거나 외면하고, 때론 그것에 질식하기도, 민망해하기도 한다. 누군가들은 어느 날 문득 술자리에서, 담배를 피다가, 또는 영화를 보다가 ‘나도 그런 때가 있었지‘ 오래된 농담같은 역습을 받고 진부한 표정을 짓겠지만, 그런 똥폼이 꼴 사나워 그런 말은 하고 싶지가 않다고 역똥폼을 잡는 희귀한 경우의 사람도 있다.
칼리토
공들여 힘겹게 이별을 말하는 우아하고 선량한 연인 앞에서 가난한 한량인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깊이 쓰러져 잠드는 것. 불량한 미래를 나눠 드리고 싶지 않아 쿨한 척 보내 드리오나, 비틀거리는 꼴을 굳이 보이지 않으려는 허세가 스스로에게는 애틋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드라마의 여왕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대충 그쯤엔 누구나 자신의 청춘 드라마에서 단연코 본인이 주인공이 되어 주변 떨거지들로부터 시청률 갱신을 보장받는 위엄 넘치는 삶을 살 줄 알았다는 진부한 자기 실패적 고백에 이를 때면, 왜 이상하게 뭐든지 통속적일수록 재밌고, 친구 같이 편하고, 막 그래지는 걸까. 아닥하고 드라마나 봐야지하는 햔량인의 패기가 나름 귀엽게 다가온다.
그들이 온다
때때로 자주 Complex, 열등감, 자괴감, 우울증, 기타 등등과 같은 검은 녀석들이 온다. 오지만,
수많은 까임과 쪽팔림의 다굴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난다. 삶의 온갖 희귀한 야유와 좌절 속에서도 쿨함을 잃지 않고 제자리에 돌아오는 한량정신은 뒷모습이 초라해도 웃고 있단 걸 알아주라는 다짐을, 역시 쿨한 기타리프와 함께 기어이 억지로 새기고 마는 것이다.
느와르
본 앨범과 동명의 곡으로 앨범 전체에 흐르는 비주류적 감성과 억눌린 분노, 냉소 가득한 체념, 와중에 생존의식 등이 느와르 영화의 스틸 컷을 떠오르게 하는 다소 과장된 가사와 함께 감각적으로 표현된 곡. 범죄현장의 일선에 와 있는 듯 긴장감 넘치는 전반부의 비장함과 달리 후렴구의 패기 넘치는 냉소는 유연하면서도 시종 무게감을 잃지 않는 목소리와 함께 심지어 낙천적으로 들리기까지 하며, 극적인 전개 끝에 대미를 장식하는 샤우팅은 세속적 냉소를 뛰어넘어, 본 한량히어로의 초현실적 승리를 상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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