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숙은 특징적인 서도 민요들을 이전 음반들에도 담아 왔지만, 이 음반에는 잘 알려진 노래 가사 외에도 묻히거나 잊혀진 노랫말들을 특별히 찾아내 수록하였다고 한다.
노랫말의 선택도 흥미롭지만, 각 절節마다 잔가락을 첨삭添削하거나 다양한 시김새를 활용한 서도소리의 독특한 표현을 복원했다는 점은 특별하다. 또한, 유지숙은 기본적으로 서도소리의 전통적인 시김새로 노래했지만, 일부는 옛 명창들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소리를 재현해 음반에 담았다.
같은 선율이라 해도 풍기는 분위기를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해 느린 노래들의 장단을 조금 당겨서 흥취를 살리거나, 피리와 장구, 또는 대금을 곁들인 단출한 반주와 조화를 이룬 것은 서도소리의 특징을 훤히 꿰고 있는 유지숙의 긍정적 경험이 이루어 낸 결과라 할 것이다.
<양산도>, <몽금포타령>, <배치기> 등의 본절은 유지숙이 담당하였고, 받는 소리들은 오현승, 김지원, 장효선, 이나라, 김유리 등이 참여했는데, 다양한 노래에 따라 각기 다른 흥취가 제대로 묻어나고 있다. 후학들과 호흡을 맞춘 사제합심師弟合心의 결과여서 더욱 멋진 소리가 되고 있다. 특히, <배치기>는 장구와 징을 연주한 원완철의 신명나는 연주도 일품이지만, 태평소 원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가락들을 멋지게 그려낸 최경만 명인의 연주가 압권이다. 마치 재즈 거장들의 즉흥연주에 비견되는 명연으로 유지숙의 신들린 소리와 어울리며 멋진 합을 들려준다.
서도소리, 그 중에서도 서민들의 노래인 서도민요는 한반도의 서쪽, 황해도나 평안도 지역의 소리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음반처럼 분단의 역사를 뒤로 하고 ‘대동강 물을 마셔본 적 없는’ 새로운 세대인 유지숙 같은 소리꾼들의 노력으로 전통의 맥이 이어져 간다는 것이 고마울 뿐이다.
모처럼 담백하고 깔끔한 민요음반을 만난 것이 반갑다. 또한 이런 절창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같이 즐길 때, 더욱 빛나는 법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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