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형오페라, 부부 맞짱 오페라를 표방하는 창작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의 음반 발매는 이례적이다. 일반 청중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여느 창작오페라와 달리 <로미오 대 줄리엣>은 무엇보다 우리말의 억양을 살린 '노래'로 오페라 매니아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의 귀를 사로잡고자 한다. 특히 '이혼 위기의 10년차 부부'가 펼치는 부부 썰전'은 오페라 임에도 속도감 있는 전개와 노래로 유쾌하게 진행된다.
<로미오 대 줄리엣>의 제작진은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오페라를 위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세계적인 유명 고전과 어느 부부나 겪을 법한 일상의 드라마를 접목시켜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또한 여기에 작곡가 신동일은 그간 영화음악과 노래극, 청소년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경험을 살려 관객의 귀에 쉽게 다가가는 선명한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음악으로 음악과 극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하였다.
또한 이 음반에는 오페라 전체의 대본(Libretto)이 수록되어 있어서, 음반에 담기지 못한 극적 장면들을 확인하며 전체적인 드라마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로미오 대 줄리엣>은 극중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 함께 캐스팅된 위기의 오페라 가수 부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일상의 현실적인 사랑이 불멸의 이상적인 사랑을 만나는 모습을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들려준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비현실적일 만큼 아름다운 대사들이 부부싸움이라는 상황과 부딪히면서 주고받는 노래들은 관객의 감성과 웃음을 모두 만족시켜줄 것이다. 기존 오페라와는 많은 부분에서 다른 이번 작품을 위해 작곡가 신동일과 박춘근은 연극과 오페라, 뮤지컬, 영화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였던 경험을 녹여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자고 싸운다. 두 남녀가 쏟아내는 분노와 사랑의 '말'들이 노래가 되어 오페라가 만들어진다. 이혼 위기의 성악가 부부가 공교롭게 '로미오'와 '줄리엣' 역으로 캐스팅되어 불멸의 사랑을 연기해야 한다. 평소에도 쉴 새 없이 다투는 두 부부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습하는 중에도 상대방의 실수를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꼬투리를 잡아 상대방을 비난한다.
그들의 무기는 오로지 '말'이다. 두 사람은 끝도 없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말'을 총알처럼 쏟아낸다. 그 무수한 '말'들에 멜로디가 붙는다. 우리가 여느 노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형태의 멜로디가 아니다. 듣다 보면 노래인지 말인지, 말인지 노래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노래를 하다가 말을 하기도 하고 말을 하다가 또 노래를 한다. 노래로 싸우는 오페라 <로미오 대 줄리엣>은 노래와 말의 경계를 지우려는 시도를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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